[흔들리지 않는 사진은 도대체 어떻게 찍나요?] 2번째 이야기입니다.
셔터속도를 고정하자!
앞에서 제가 이해하고 있는 수준에서 셔터 속도, 조리개값, ISO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개념들을 우리가 다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우리의 목표는, 우리 아이가 공을 치고 1루로 전력 질주를 하는데 이 모습을 흔들리지 않고 선명하게 찍어내는 것이니까요.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 저는 꽤 오랫동안 카메라 기본 모드 중 ‘셔터스피드 우선 모드’를 선택했고 셔터 스피드를 1/500초로 고정시켰습니다. 셔터스피드 우선 모드에서는 촬영자가 셔터 속도를 결정하면 주어진 ISO 하에서 카메라가 알아서 조리개값, 즉 필요한 빛의 양을 계산합니다.
이때 만약 카메라 바디에 표현된 조리개값이 깜빡인다면 빛이 모자란다는 카메라의 신호이므로 셔터 속도를 낮추거나 ISO를 높여줘야 하는데 제 목표는 선명한 사진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보통 ISO를 높입니다.
지금은 셔터 속도를 웬만하면 1/1000초로 잡고 있습니다. 혹시 배트에 공이 맞아 나가는 모습이 얻어걸렸을 때 공이 좀 덜 찌그러진 모습으로 표현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 빛이 종종 모자라 카메라로부터 경고를 받습니다. 그러다 보니 때때로 조리개 우선 모드를 쓰면서 ISO값을 좀 넓게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익숙해지면 조리개 우선 모드를 활용해보자
학생야구는 낮 시간대에 하기 때문에 빛이 많습니다. 오히려 빛이 너무 많아서 문제인 경우가 많죠. 나이트 게임을 하기도 하지만 일 년에 몇 번 없으니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빛이 많다는 건 초보 수준에선 감사한 일입니다. 흔들리지 않은 사진을 뽑아내는 게 지상 최대의 과제인데 빛이 많으니 셔터 속도를 어떻게든 확보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조리개 우선 모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조리개 우선 모드’는 빛이 들어오는 양을 일정하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외부 빛의 양이 변화해도 카메라가 셔터 속도를 조절해 사진의 밝기를 일정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죠.
예를 들어 더그아웃은 그라운드보다 어둡기 때문에 셔터 속도를 1/500초로 설정하고 찍고 있는 경우 타격 장면은 적정하게 찍히지만 그 설정 그대로 더그아웃을 찍는 경우 빛이 모자라 어둡게 나올 수 있습니다. 반면 조리개 우선 모드로 찍는다면 예를 들어 조리개값을 5.6으로 설정하는 경우 그라운드를 찍을 땐 셔터 속도가 1/1000초가 확보된다면 더그아웃은1/300초로 찍을 수 있는 것이죠. 때에 따라 흔들릴 위험이 있지만 이처럼 사진을 찍을 때 빛이 있는 곳과 빛이 많지 않은 곳이 섞여 있는 경우 조리개 우선 모드가 더 많은 사진을 그럭저럭 찍을 수 있게 합니다.
또한 아침이나 저녁 경기에서 조리개 우선 모드가 유용한 경우가 있습니다. 아침 경기나 저녁 경기에 해가 경기장 옆 쪽에서 사선으로 비추게 되면 빛이 경기장에 가려 타석이나 마운드에 그늘이 내려앉습니다. 이 경우 셔터 속도 우선모드를 사용하면 해가 들지 않는 곳의 사진은 빛이 없는 관계로 심하게 어둡게 찍혀 회생 불가능할 때가 많습니다. 만약 이런 그늘까지 고려하여 ISO를 설정하게 되면 해가 들어오는 곳의 사진이 하얗게 날리게 돼버리고요.
조리개 우선 모드가 이렇게 유용함에도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셔터 속도가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야구장에서는 빛의 양이 변화무쌍해서 해가 구름에 가리기라도 하면 부지불식간에 셔터 속도가 낮아져 사진이 흔들리게 되거든요. 좀 어둡게 나온 사진은 후보정으로 노력이라도 해볼 수 있으나 흔들린 사진은 아무리 후보정을 통해 선명하게 해 봐도 원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므로 언제나 우선은 선명한 사진을 찍는 데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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