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로그를 몰라도 라이트룸 사용엔 문제가 없었다!
라이트룸을 하면서 가장 이해가 안 된 단어가 ‘카탈로그’였습니다. 그러나 이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해도 프로그램을 실행해 보정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은 채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종종 카탈로그와 관련해 경고창이 열리기도 했는데, 내용도 모른 채 이런저런 클릭을 하면 해결이 됐습니다. 도대체 뭘 클릭했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어쨌든 경고창을 없애고 프로그램을 가동시키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요.
여전히 카탈로그를 알아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진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다시 꺼내든 <포토샵 라이트룸 사진보정 강의>(권학봉 지음, 황금부엉이)의 목차를 훑어보다가 ‘사진가를 위한 라이트룸의 생명, 카탈로그’라는 글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엇이길래 ‘생명’이라고까지 표현되는지 알아야 할 것 같았습니다.
‘카탈로그’를 공부하게 된 계기
저자는 카탈로그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사진 관리 기획을 언급하면서, 라이트룸을 쓰는 가장 큰 이유로 사진가의 수많은 대용량 파일들을 쉽게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48페이지)
이제까지 전혀 몰랐던 부분이었습니다. 라이트룸은 제게 사진을 ‘보정’하는 장치이지 관리의 개념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JPG로 찍었긴 하지만 어쨌든 무거운 원본 파일을, 그것도 하루에 적게는 만 장, 많게는 3~4만 장을 찍어내는 사람에게 사진의 관리는 큰 숙제인데, 라이트룸의 장점이 수많은 대용량 파일들을 쉽게 관리하는 것이라니, 지금까지 많은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그런지 설명이 아직은 없지만, ‘카탈로그’에 대한 내용으로 넘어가는 것을 보니, 카탈로그라는 것과 사진 관리가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카탈로그에 대해 알아보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입니다.
‘카탈로그’의 장점, 나에게도 장점인가?
저자는 라이트룸의 ‘카탈로그’를 ‘파일관리’ 개념이라고 말합니다. 한 번 라이트룸에 불러온 파일들은 자동으로 카탈로그에 저장되며, 원본 RAW 파일과 전체 편집과정, 최종 결과물까지를 자동으로 저장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라이트룸의 장점으로 ①원본 보존, ②무한 되돌리기와 자동 저장, ③비파괴 방식, ④대량 사진의 관리 보정을 들고 있습니다. (50페이지)
라이트룸은 “우리가 어떤 보정을 하든 원본은 절대 직접 건드리지 않고, 편집한 과정만 모두 따로 저장했다가 다음에 파일을 불러오면 전체 편집과정을 순간적으로 다시 한 번 반복해 결과물을 보여준다”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노출을 올려줬을 때, 포토샵은 원본 자체를 변형시키는 반면, 라이트룸은 원본은 그대로 둔 채 노출을 올려줬다는 것을 기록만 한다는 것입니다.
글만 읽으면 분명 장점이긴 한데, 찍은 사진을 외장하드에 저장하고 그걸 포토샵으로 불러와 작업을 하는 경우, 불러온 파일 자체는 변형이 가해지고 손실이 생긴다 하더라도 원본 자체는 외장하드에 여전히 있는 것이니 이것이 라이트룸의 장점이라 한들 크게 와닿는 부분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작업 과정을 저장한다는 것은 꽤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처음 사진을 찍을 때는 포토스케이프로 보정을 했습니다. 잘 찍은 사진이 중요한 게 아니라 기억하고 싶은 장면을 찍었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보정을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진 보관과 보정 방법에 대해 전혀 모른 상태에서 무료인 포토스케이프의 사용 결정은, 사진 보관과 보정에 대한 방향까지 결정해 버렸습니다. 일단 포토스케이프는 많은 수의 사진을 한꺼번에 열어놓으면 안 돌아가기 때문에 외장하드 저장 후 사진 선택하고 이를 별도의 하위 폴더에 저장하는 작업을 먼저 했습니다. 또한 큰 용량의 파일을 보정할 땐 랙이 걸렸기 때문에 리사이징 후 본격적인 명암, 색 보정에 들어갔는데, 이 습관은 이후 보정프로그램을 라이트룸으로 바꾼 후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 큰 사이즈로 사진을 뽑아야 할 때 처음 리사이징된 사진을 보정했던 그 느낌을 살리지 못해 아쉬운 적이 많았습니다. 보정을 다시 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컸고요. 보정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라 포기하고 살았는데, 제가 모른 채로 사용하고 있던 카탈로그 기능에 작업 과정이 다 담겨 있다니!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말이 딱 이 경우에 해당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한 번 보정할 때 수십 장을 보정하는 편인데, 보정할 땐 괜찮지만, 사진을 불러오고 내보낼 때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결국 리사이징을 먼저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은 인스타그램을 주로 사용해서 한 번에 보정하는 사진 장수가 많아야 스무 장을 넘지 않는 편이지만, 예전에 블로그에서 주로 활동할 땐 한 번에 배 장 이상은 기본이었어요.) 또한 나중에 인화 등으로 큰 사이즈로 보정해야 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도 않으니 아쉽기는 하지만 크게 아쉬운 건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첫 보정과 나중 보정이 같은 느낌인 경우가 있는 반면, 두 번째 보정할 때 다른 느낌으로 보정하는 경우도 종종 있더라고요. 그 차이를 음미하는 것 역시 나름 즐거웠습니다. 아마도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사람이 아니어서 찍고 보정할 때마다 조금씩이라도 배워나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론은, 작업 과정이 기록된다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이지만 그 때문만이라면 카탈로그를 알지 못한 채 사용하고 있는 지금의 모습을 유지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번 카탈로그를 생성하는 것 역시 까먹고 넘어가기 일쑤인 프로세스가 될 것 같다는 ‘귀차니즘’이 발동할 것 같거든요.
이쯤에서 카탈로그에 대한 공부를 그만할까 하다가, 이왕 시작한 거, 그래도 중요하다니 읽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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