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목동야구장에서 전국대회 사진을 찍는데 반대편에서 사진을 찍으시던 분이 문자를 주셨습니다. “쌤, 여기 빛이 기가 막혀요!”
목동야구장은 해가 1루 쪽에서 떠서 3루 쪽으로 떨어지는데 특히 일몰 때 운이 좋으면 정말 기가 막힌 노을빛이 그라운드로 떨어집니다. 이때 이 빛을 옆에서 받는 선수들의 사진은 정말 입체적이며 멋있습니다. 특히 투수들의 로진 가루나 주자 슬라이딩에 일어나는 흙먼지의 경우 빛이 이들 입자에 반사되는데 찍을 때도 넋을 놓고 찍게 됩니다.
야구 사진의 특징이 구도와 포즈를 내 맘대로 설정할 수 없다는 것이기에 이런 환경이 있더라도 원하는 사진을 찍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천에 하나 만에 하나의 운으로 좋은 빛의 일몰 때 아이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다면 절대로 놓치지 마시고 열심히 셔터를 누르시기 바랍니다!
위 강릉고 선수들 사진의 경우 원본은 역광 빛 때문에 '허옇게 번졌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그런 사진을 후보정을 이용해 대조를 넣었더니 원래의 색깔이 어느 정도 찾아지면서도 역광 빛이 은은하게 남아있는 그런 사진이 됐습니다.
역광 사진의 경우 원본 그 자체로는 마음에 드는 사진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후보정을 통해 숨겨진 색을 찾을 때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어요. 이렇게 따로 말씀드리는 건, 원본 사진만 보고서 버리는 사진으로 분류하지 마셨으면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아주 간단한 후보정만으로도 '있어 보이는' 독특한 색감의 사진이 가능하거든요.
일몰 때 정말 좋은 빛과 색을 찾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짧습니다. 곧 해는 지고 야구장에 어둠이 깔립니다. 이때 그 경계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면 설정을 손보지 못해 어둡게 나오거나 흔들려 버린 사진 결과물을 얻게 됩니다. 그러니 일몰 땐 신경을 써서 설정을 살펴야 합니다. 보통은 ISO를 높이는 것이면 족하긴 합니다.
다음엔 스포츠신문 사진 같아 보이는 샷을 찍는 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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