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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 사진 & 굿즈

[야구사진 찍기] 보정, 피사체와 사랑에 빠지는 시간!

by photo-story-0901 2025.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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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정은 해야 하나요?" 

 

제가 처음 사진을 찍을 때도 그렇고, 이후에 접한 몇몇 찍사분들도 이 질문을 합니다. 그 바탕엔 보정을 어렵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어쩌면 사진기를 사는 것보다 심리적으로 더 어려운 일이 보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장비는 돈이 있으면 어떻게든 구해지는 것이지만 보정은 왠지 스킬이 필요한 것 같고 스킬을 익히는 데는 배움과 시간이 필요하니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정을 해야 하냐는 질문을 받으면 전 그럽니다. 이후 게시물에서도 얘기하겠지만 잘라내기와 수평 맞추기만 하시면 나쁘지 않은 사진이 될 테니 부담 갖지 마시라고요. 제가 처음 보정이라는 걸 할 때 딱 이만큼만 하고서도 용감하게 블로그에 사진 올리고 팬들과 소통을 했거든요.

 

그러나 한편으론, 보정이 주는 마법 같은 순간을 한 번쯤은 경험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상이 특히 내 아들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특히 PC로 찍은 사진을 보면 찍을 때 보지 못했던 모습을 확대를 통해 볼 수 있는데 그 순간이 소중하거든요.

 

제 경험담을 말씀드릴게요. 

 

저는 포수 포지션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프로야구 사진을 찍을 때 시합 내내 포수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정말 재밌다고 즐거워한 적도 꽤 됩니다.

 

당시 롯데자이언츠의 포수는 강민호였는데 시합 후 모니터 가득하게 민호 선수 사진을 띄워 놓고 보정하다 보니 점 하나 주름 한 가닥까지 익숙해지더군요. 제 얼굴보다 민호 선수의 얼굴을 더 자주, 많이, 자세히 보는 것 같다고 개인 SNS에 고백한 적도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날 시합에서 찍은 아이들 사진을 보정프로그램에 띄워 놓고서 구석구석 찬찬히 살핍니다. 사진에 찍힌 표정을 보며 희로애락을 가늠하면서 그 시간을 되새김질 합니다.

 

진짜 잘했다고 새삼스레 혼자 응원하기도 하고, 고생 많았다고 토닥이기도 하며, 좌절에 마음 아파 힘냈으면 좋겠다고 기도도 합니다.

 

분명 후보정은 귀찮은 작업입니다. 후보정이 없는 날것 그대로의 사진 역시 찍힌 피사체에겐 소중한 추억거리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촬영하면서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후보정을 하면서 문득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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