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신문 사진과 비슷한 사진은 우리 아이를 멋있어 보이게 합니다. 그러나 스포츠신문 사진에선 볼 수 없는 사진들이 진한 감정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흙니폼’입니다.
시합을 마친 뒤 짐을 챙긴 아이의 흙 묻은 유니폼은 그날 시합의 영광 혹은 상처를 표현하는 아이콘입니다. 손빨래로도 깨끗해질 수 있을까 싶은 짙은 흙색의 유니폼 사진 한 장에 아이에 대한 마음을 담아낸다면 시간이 흘러도 그때의 감정이 떠올라 울컥하시게 될 겁니다.
계속 안쳐져 몇 경기째 맘고생 하던 아들이 드디어 안타를 쳤을 때, 1루 베이스 코치님과 하이파이브 하며 짓는 웃음 역시 사진으로 남긴다면 두고두고 곱씹을 장면입니다. 아이의 그런 스토리를 모르는 제 3자가 찍는다면 그저 안타를 짓고 즐거운 감정을 보이는 일반적인 사진이 되겠지만 스토리를 아는 부모님의 입장에선 그 웃음에 담긴 아이의 감정에 자신의 감정까지 더해지는 경험을 하실 겁니다.
여담이지만, 전 해가 지날수록 시즌이 시작되는 것이 더 두려워집니다. 고3들이 느끼는 그 모든 감정들을 옆에서 지켜보는 게 제게도 데미지가 되거든요. 시즌이 끝나고 성과가 나올 즈음엔 오래 앓아눕기도 합니다. 좀 멀찌감치에서 보자고 해도 고1, 이제는 중학생 때부터 봤던 친구들이다 보니 쉽지가 않습니다.
제3자인 제가 이런데 부모님의 마음 고생은 사실 가늠이 안 됩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버텨내시는 부모님들이 언제나 존경스럽습니다. 그러니 늘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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