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사진 찍기] 삼각대/모노포드 필요할까?

[흔들리지 않는 사진은 도대체 어떻게 찍나요?] 5번째 이야기입니다.

삼각대/모노포드 필요할까?

 

야구장에서 좋은 카메라 들고 사진 찍는 분들을 보면 대부분이 모노포드나 삼각대 없이 손에 들고 찍으십니다. 최근에 좋은 장비들은 무게가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말은 못 하겠지만 작년에 한 번 써 본 미러리스(캐논 EOS R7)의 경우 상당히 가벼웠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모노포드 없이 손에 들고 찍기가 부담스러웠어요. 어느새 무거운 DSLR의 무게에 익숙해졌나 보다 했습니다.

 

그냥 손에 들고 찍는 건 장점이 분명합니다.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최대한 빨리 그 장면을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저도 캐논 70-200 렌즈를 사용할 땐 손에 들고서 하루 세 경기를 찍었습니다. 그러나 100-400으로 바꾼 뒤에는 무게 때문에 모노포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한동안 시합 상황을 제대로 쫓아가지 못해 애를 먹었습니다.

 

아마도 포드의 경우 회전하는 각도와 위아래 이동이 한정되다 보니 딱 원하는 좌표로 이동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그런 것 같았습니다.

 

상황을 빨리 캐치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쉬워 포드 빼고 찍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루 세 게임을 쉬지 않고 찍는 건 모노포드 없이 불가능했고 특히 영상을 찍다 보니 더더욱 그랬습니다. 영상을 찍을 땐 라이브뷰를 보고 찍는데 그럼 양팔을 몸에 기댈 수가 없거든요.

 

그렇게 익숙해지다 보니 어느 순간 모노포드 사용으로 편한 부분도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줌인 줌아웃이 비교적 쉽다는 거였습니다. 손으로 렌즈의 무게를 나누어 들 땐 사실 휠 돌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모노포드로 무게를 나눈 뒤엔 줌인 줌아웃 기능을 좀 더 쉽게 썼던 것 같습니다. 

 

상황 대응 역시 익숙해지면서 좀 더 빨라지긴 했는데 그래도 손으로 들고 찍는 것에 비해선 아직 느리긴 합니다.

 

한편, 삼각대는 영상을 찍기 위해 고정시켜 놓을 때 외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일단 제 사진 스타일이 어쨌든 시합 중엔 공을 쫓아다녀야 하는데, 삼각대가 불편했거든요. 그리고 삼각대를 쓰는 경우 움직이는 게 쉽지 않아 혹시 공이 이쪽으로 튀는 상황이 발생할까 봐 두렵기도 합니다. 그물에 바로 붙어 있는 경우까지 공이 덤비는 경우가 많지는 않겠지만, 파울볼에 라이트가 깨지는 걸 벌써 두 번이나 경험했던지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조심합니다.

 

그러나 삼각대 사용은 제가 한 번 시도해 보고 바로 접었던 일이라, 말씀드릴 경험이 별로 없으니 본인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요약하자면, 장비 무게가 만만치 않으면 웬만하면 모노포드를 추천드립니다. 그러나 잠시잠깐 찍으실 생각이거나 한 번 해보니 무게가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면 손으로 찍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영상을 찍을 경우엔 삼각대가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저는 모노포드가 더 편하지만 그건 타격 후 공의 방향을 쫓아야 해서 카메라 움직임이 많아서 때문입니다. 그러니 타자의 타격부터 베이스 도착까지를 찍으실 거면 삼각대가 훨씬 더 안정적이고 좋은 퀄리티를 선사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모노포드를 사용하신다면 볼헤드 있는 제품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볼헤드란 사진기와 모노포드를 연결하는 부분에 공 같은 게 있어서 360도 어느 방향이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장비입니다. 모노포드에 볼헤드가 있으면, 예를 들어 카메라의 시선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급하게 이동할 때 몸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줄 수 있어 도움이 되는 등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 경우엔 그렇게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모노포드가 사진기와 렌즈의 무게를 지지해 주지 못해 앞으로 쏠리는 바람에 내내 렌즈를 받친 채 무게중심을 잡아야 해서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초점잡는 것에 대한 글을 올리려 합니다.

감사합니다!